서론
최근 국민소득 향상에 따른 웰빙·건강식품 선호와 안전농산물에 대한 국민요구가 커짐에 따라 유기농 안전농산물의 생산은 필수적 요인이 되고 있다(RDA, 2014). 잡곡에는 주곡에 결핍되기 쉬운 좋은 영양소들이 풍부하게 들어 있고 최근에는 항당뇨, 항혈전 기능 등 잡곡의 새로운 기능성이 과학적으로 밝혀지고 있어(Lee et al., 2016; Park et al., 2014; Woo et al., 2013) 국산잡곡에 대한 선호도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KDEI, 2011). 특히 수수는 열대 원산으로 C4형 광합성 식물로서 건조한 환경조건에 잘 적응하고 상대적으로 가뭄과 고온에 대한 적응성이 높은 일년생화본과 작물이다. 수수는 곡류 중 유일하게 다량의 탄닌을 함유하고 있으며, 탄닌 이외에도 플라보노이드, 폴리페놀 등 풍부한 항산화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또한 수수는 폴리코사놀, 리놀산, 올레인산, 비타민 B1·B2 등 여러 가지 비타민과 지방산, 각종 광물질 미량원소들도 함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수를 섭취하면 체내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추어 심혈관질환 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Kwak et al., 2004; Kim et al., 2006; Dykes & Rooney, 2006).
풋거름작물은 토양의 유기물 공급, 화학비료 절감, 토양의 물리․화학적 특성 개량, 토양유실 방지, 경관조성 등 다양한 농업적, 환경적 공익 기능을 가지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Cho et al., 2012; Jeon et al., 2011). 콩과 풋거름작물에는 헤어리베치, 자운영, 크림손클로버 등이 있고, 벼과 풋거름작물에는 청보리, 호밀, 트리티케일 등이 대표적이다(Cho et al., 2014). 콩과 풋거름작물은 양분공급 효과가 높고, 벼과 풋거름은 양분공급효과보다는 토양의 물리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Choi et al., 2010). 국내에서는 주로 논에서 벼 재배 시 풋거름작물을 이용한 질소비료 절감 및 토양지력 증진 효과 등에 관한 연구결과가 많이 보고(Cho et al., 2012; Yang et al., 2009)되었으나, 밭작물에 대한 풋거름작물 이용 재배기술은 옥수수 등 일부 작물에 대해서만 연구된 바 있다(Seo & Lee, 2008; Lee, 2002). 또한 풋거름작물과 밭작물을 연계한 재배기술 개발이 미흡한 실정으로 밭작물의 친환경 생산을 위한 풋거름작물 이용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본 연구는 밭에서 친환경 수수의 지속적인 안정생산 체계구축을 위해 풋거름작믈 이용 수수 재배기술을 개발하고자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본 시험은 경기도 수원의 국립식량과학원내 시험포장에서 2013년 가을부터 2015년 여름까지 수행하였다. 풋거름작물 처리는 헤어리베치(Vicia villosa Roth) 단파, 풋거름보리(Hordeum vulgare L.) 단파, 헤어리베치와 보리 1 : 1 혼파(이후 혼파구) 등 3처리이었다. 풋거름작물 파종량은 헤어리베치가 50 kg ha-1, 풋거름보리가 200 kg ha-1와 헤어리베치+보리 혼파구는 반량씩을 각각 섞어 10월 5일에 파종하였다. 수수를 이식하기 전에 농촌진흥청의 질소 추천시비량(100 kg-N ha-1)을 기준으로 풋거름작물을 토양에 환원하였다. 풋거름작물의 토양 환원시기는 풋거름보리 단파구의 경우 출수 후 10일인 5월 8일이었고 헤어리베치 단파구와 헤어리베치+보리 혼파구의 경우 개화직전인 5월 16일이었다. 풋거름작물 토양 환원은 로타리하여 토양에 혼입하였고 수수 이식 1일전 모든 처리구를 다시 한번 로타리하였다. 이때 풋거름작물을 넣지 않고 질소, 인산, 칼리질 화학비료를 농촌진흥청의 추천 시비량(N-P2O5-K2O = 10-7-8)에 맞추어 전량 기비로 시용한 처리를 대조구(이하, 관행구)로 두었다. 수수 시험품종은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육성한 소담찰이었다. 수수를 6월 4일에 128공 육묘포트에 파종하여 15일간 육묘하여 검정비닐을 피복한 두둑에 60 cm × 20 cm로 1주 1본을 이식하였다. 시험구는 9.6 m2 (4 m ×2.4 m)를 한 구로 하여 난괴법 3반복으로 배치를 하였다. 기타 재배관리는 농촌진흥청 표준재배법에 준하였다.
수수 생육의 건전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수수의 주요 생육단계별로 완전히 전개된 최상위잎의 엽색도를 SPAD 미터기(SPAD—502 Plus, Konica Minolta, Japan)로 측정하였다. 수수의 지상부 건물중을 출수기, 등숙기(출수 후 25일), 그리고 성숙기(출수 후 45일)에 각각 조사하였다. 지상부 건물중은 시험구당 대표적인 10개체를 수확하여 생체중을 조사하고 3개체를 선발하여 절단 후 건조하여 건물중을 구하였다. 수수 종실의 흑색층이 형성되는 생리적 성숙기에 수수의 생육을 조사하였고, 종실수량구성요소와 종실수량을 조사하였다.
통계처리는 SAS(Statistical Analysis System, V. 9.1, USA) 통계프로그램을 이용하였다.
결과 및 고찰
풋거름 생체량 및 질소 생산량
풋거름작물의 생체수량은 헤어리베치+보리 혼파구는 평균 25.2 ton ha-1이 생산되어 질소 생산량이 158 kg ha-1으로 수수 표준시비량 100 kg ha-1 보다 많이 생산되었으나 헤어리베치와 풋거름보리 단파구에서는 풋거름 생체수량과 질소 생산량이 각각 13.1 ton ha-1 82 kg ha-1, 25.2 ton ha-1, 74 kg ha-1으로 수수 표준시비량 보다 적었다(Table 1). 부족분은 번외구에서 생산된 풋거름을 이용하여 수수 표준 질소시비량을 기준으로 추가 투입하였다. 추가로 투입된 헤어리베치의 생체량은 3.1 ton ha-1이었고 풋거름보리의 생체량은 11.1 ton ha-1이었다. 반면 표준 질소시비량보다 풋거름이 잉여 생산된 헤어리베치와 보리 혼파구에서는 7.8 ton ha-1을 빼고 토양에 환원하였다. 풋거름작물 처리구는 동계기간동안 재배한 풋거름작물 이외에는 어느 것도 토양에 투입하지 않았다. 관행구는 수수 재배를 위하여 질소-인산-칼리(N-P2O5-K2O)를 각각 100-70-80 kg ha-1수준으로 화학비료를 전량 밑거름으로 시용하였다.
Table 1. Total biomass, N production and N supply of hairy vetch and barley green manure at the time of soil incorporation in 2014 and 2015.
본 연구에서 헤어리베치+보리 혼파구는 수수재배를 위한 토양 환원시 질소질 비료 표준시비량을 충족하였으나, 헤어리베치와 풋거름보리 단파구에서는 표준 질소시비량에 비하여 18%와 26% 정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풋거름보리와 같은 볏과작물의 토양 환원은 양분공급 효과보다 토양유기탄소 증대에 따른 토양의 물리성 개선 효과가 높다(Yang et al., 2009). 따라서 콩과와 벼과 풋거름작물의 조합은 양분공급 및 토양 물리성 개선의 효과가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Cho et al., 2011; Choi et al., 2010).
수수재배 전·후 토양분석
모든 풋거름작물 처리구에서 수수 재배 후 토양산도(pH)가 수수 재배 전보다 증가하여 토양산도가 중성 쪽으로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지만, 풋거름작물을 이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만 사용한 관행구에서는 반대로 산도가 낮아져 토양이 산성화되는 쪽으로 변하였다. 또한 모든 풋거름작물 처리구에서 수수 재배 후 유효인산 함량이 수수 재배 전보다 크게 감소하였고 치환성 양이온 함량은 크게 증가하였지만, 풋거름작물을 이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만 사용한 관행구에서는 반대로 오히려 유효인산이 증가하였고 칼륨과 마그네슘 이온 함량이 감소하였다(Table 2). Dabney et al. (2001)도 풋거름작물을 재배할 경우 토양의 양이온치환용량이 증가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로 보아 풋거름 작물을 이용하여 수수를 재배하면 화학비료를 이용한 관행재배 보다 토양의 화학성이 개선될 것으로 판단되었다.
Table 2. Changes in chemical properties of the top soil before transplanting and after harvest of sorghum in 2015.
토양의 총질소, 총탄소 함량 및 탄질율은 모든 풋거름작물 처리구에서 수수재배 전에 비하여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풋거름보리 단파구에서 가장 높은 경향을 나타내었다(Table 3).
Table 3. Total C and N contents of the top soil before transplanting and after harvest sorghum during 2015.
풋거름작물을 사용하지 않고 수수를 재배한 관행구는 수수를 수확하고 난 다음 토양내 총질소 함량은 12.5% 정도 감소하였지만, 풋거름작물을 이용하여 수수를 재배한 풋거름 처리구는 그대로거나 오히려 증가하였다(Table 3). 수수를 수확하고 난 후 헤어리베치 단파구와 혼파구의 토양내 총질소 함량은 각각 25.0%와 15.4% 정도 증가하였고 풋거름보리 단파구는 그대로이었다.
풋거름작물을 사용하지 않고 수수를 재배한 관행구는 수수를 수확하고 난 다음 토양내 총탄소 함량은 13.3% 정도 감소하였지만, 풋거름작물을 이용하여 수수를 재배한 풋거름 처리구는 오히려 크게 증가하였다(Table 3). 수수를 수확하고 난 후 헤어리베치와 풋거름보리 단파구, 그리고 혼파구의 총탄소 함량은 각각 34.5%, 15.3%, 30.9% 정도 증가하였다. 한편, 헤어리베치와 풋거름보리 단파구 그리고 헤어리베치+보리 혼파구에서 생산된 풋거름을 그대로 토양에 환원하였다고 가정할 경우에 총탄소 함량은 각각 1.23%, 1.63%, 3.32%가 토양내 탄소축적이 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처럼 헤어리베치나 헤어리베치+보리 풋거름으로 이용하여 수수를 재배하면 토양내 탄소축적이 가능하였는데, Dabney et al. (2001)도 콩과와 벼과 풋거름작물을 혼파하면 토양 질소를 소모하지 않으면서도 토양 총 탄소량이 증가한다고 하였다. 2015년 신기후 체제인 파리협약에 따라 우리 정부는 2020년까지 농림어업분야에서 1.5백만톤(CO2-eq)를 의무감축하여야 한다(Jung et al., 2016). 따라서 이와 같은 풋거름작물 이용 작물재배기술은 향후 농업부문 온실가스감축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수의 엽색도 및 건물중 변화
수수의 생육단계별 수수의 엽색도와 건물중의 변화를 조사하였다(Fig. 1). 수수의 엽색도는 모든 생육시기에서 헤어리베치+보리 혼파구에서 가장 높았으나 헤어리베치 단파구에서 가장 낮은 경향을 나타내었다(Fig. 1). 수수의 건물중은 헤어리베치 단파구에서 출수직후에 가장 높았다가 출수기가 경과되면서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고 출수 후 45일의 성숙기에는 관행구와 비슷하였으며, 헤어리베치+보리 혼파구에서는 모든 시기에서 관행구에 비하여 낮았다(Fig. 1). 풋거름보리 단파구의 수수 건물중은 관행구에 비하여 출수기와 등숙기에는 낮았으나 성숙기에서는 높았다. 이처럼 헤어리베치 단파구에서 수수의 엽색도가 낮고 건물중 증가가 정체되는 것은 헤어리베치가 풋거름보리 보다 C/N율이 낮아 식물체 분해가 빨라 수수 생육초기에 토양내 질소를 원활하게 공급하지만 생육후기에는 질소공급량이 적어 토양의 질소함량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되었다. MFAFF (2009)는 풋거름작물이 토양에 환원되어 부숙되는 시간이 풋거름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데, 풋거름 작물별 50% 부숙되는데 걸리는 기간은 헤어리베치가 21일, 풋거름보리가 40일, 헤어리베치+보리는 그 중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였다. Ruffo와 Bollero (2003)는 헤어리베치와 호밀를 각각 토양에 환원하고 옥수수를 재배할 경우 옥수수 본잎이 6개 되었을 때 헤어리베치의 질소 75%정도가 토양으로 이미 공급되었지만 호밀의 질소는 35% 정도만 토양에 공급되었다. 또한 옥수수 수확기에는 헤어리베치의 질소가 거의 없었고 호밀의 질소는 5% 정도 남아 있었다.
수수 생육 및 수량특성
풋거름작물 처리에 따른 수수의 출수기는 헤어리베치 단파구와 헤어리베치+보리 혼파구가 화학비료를 시용한 관행구에 비해 2일 늦었다(Table 3). 간장은 관행구에 비하여 모든 풋거름작물 처리구에서 약간 큰 경향을 보였으나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Table 4). 경태, 엽장, 엽수도 통계적으로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엽폭은 헤어리베치 단파구와 헤어리베치+보리 혼파구에서 높은 경향을 보였으며 처리간에 유의적인 차이를 보였다(Table 4). 전체적으로 모든 풋거름작물 처리구에서 관행구와 비슷한 생육을 보였다.
Table 4. Time of heading stage and growth characteristics at heading of sorghum cultivated at the upland field with incorporation hairy vetch and/or green manure barley in 2015.
수수의 이삭길이는 헤어리베치 단파구에서 32.2 cm로 가장 길었으나 이삭폭은 5.5 cm로 가장 낮았으며, 풋거름보리 단파구에서는 이삭길이 29.7 cm, 이삭폭 6.8 cm로 관행구에 비하여 높았으나 헤어리베치+보리 혼파구는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Table 5). 수수의 주당립중은 모든 풋거름작물 처리구에서 관행구에 비하여 높았으며, 헤어리베치+보리 혼파구에서 49.7 g으로 가장 높았다(Table 5). 이삭길이, 이삭폭, 주당립중에서 처리간에 차이를 보였으나 천립중에서는 통계적인 유의성을 보이지 않았다(Table 5). 관행구에 비해 풋거름작물 처리구에서 수수의 주당립중은 증가하지만 천립중이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아 수당립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였다.
Table 5. Grain yield components of sorghum cultivated at the upland field with incorporation of hairy vetch and/or green manure barley in 2015.
종실수량성은 Fig. 2에서와 같이 모든 풋거름처리구에서 화학비료를 시용한 관행구에 비하여 증가되었는데, 헤어리베치+보리 혼파구에서 2014년 440 kg/10a, 2015년 414 kg/10a의 종실수량을 보여 평균 427 kg/10a로 관행구에 비하여 16% 증수되었고 헤어리베치와 풋거름보리 단파구에서도 3% 증수되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Table 5). Cho et al. (2011)은 헤어리베치+보리를 혼파하고 토양에 환원한 다음 벼를 재배하면 벼의 생육과 수량이 헤어리베치 단파구보다 다소 떨어졌으나 풋거름보리 단파구보다는 좋아 풋거름보리를 이용 할 경우 풋거름보리 단파보다는 헤어리베치와 혼파하여 이용하는 것이 벼 생육 및 수량에 더 유리하다고 하였다. 따라서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헤어리베치+보리 혼파재배로 친환경으로 수수를 재배하는 것이 가장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적요
본 시험은 풋거름작물인 헤어리베치, 풋거름보리, 그리고 헤어리베치와 보리를 혼파 재배한 다음 토양에 환원하고 수수를 이식하여 재배하였다. 풋거름작물이 수수 재배 토양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고, 수수의 생육 및 수량을 조사하였다.
풋거름작물을 통한 질소공급량은 헤어리베치+보리 혼파구에서 ha당 145 kg이었으며, 헤어리베치 단파구는 81 kg, 풋거름보리 단파구는 74 kg이었다. 풋거름작물을 이용하여 수수를 재배할 경우 토양 산도(pH)가 높아지고 치환성 양이온 함량과 총질소 함량도 증가하여 토양의 화학성이 개선되었다. 또한 풋거름작물을 이용하여 수수를 재배할 경우 토양내 총탄소 함량이 증가하여 향후 농업부분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수수 생육단계별 엽색도는 헤어리베치+보리 혼파구에서 가장 높았고 헤어리베치 단파구에서 가장 낮았다. 수수의 종실 수량구성요소인 주당립중은 헤어리베치+보리 혼파구에서 가장 무거웠고 천립중은 통계적인 유의성을 보이지 않았다. 수량은 10a당 헤어리베치+보리 혼파구에서 평균 427 kg, 헤어리베치와 풋거름보리 단파구에서 379 kg이 생산되어 화학비료를 시용한 관행구 369 kg 보다는 높았다. 따라서 화학비료를 시용하지 않고 헤어리베치+보리 혼파재배로 친환경으로 수수를 재배하는 것이 가장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