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재료 및 방법
식물재료 및 재배조건
기상환경 및 토양의 이화학적 특성 분석
벼의 생육 특성 및 수확량 조사
쌀의 이화학적 성분 분석
Toyo 식미값 및 호화 점도 특성
통계분석
결과 및 고찰
대기 환경요인의 변화
토양의 화학적 특성
출수기 및 수확기 특성
백미의 단백질, 아밀로스 및 수분 함량
쌀의 호화특성
적 요
서 론
작부체계는 농경지의 이용률을 높이고, 농업 소득을 올리며, 지력을 유지·증진시켜 지속적 농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매우 중요한 농업체계이다. 논의 작부체계는 논 기반을 유지하여 쌀 부족 시 언제든지 벼(Oryza sativa L.)를 재배할 수 있도록 하며, 현재 농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벼 중심의 작부체계는 동계작물과 이른 춘계작물로써 여러 식량 및 사료작물과 연계하여 지역이나 기상환경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2·3모작 재배가 행하여지고 있다. 논 작부체계는 동계작물인 밀(Triticum aestivum L.), 보리(Hordeum vulgare L.) 등의 맥류와 하계작물인 벼 또는 사료용 옥수수(Zea mays L.)나 수단그라스(Sorghum bicolor L.)를 조합하는 2모작 재배가 일반적이며(Ju et al., 2012; Ahn et al., 2019), 일부 지역에서는 동계 사료용 맥류, 하계 조생종 벼, 추계 귀리(Avena sativa L.) 등 3모작 재배도 종종 행하여지고 있다(Song et al., 2014). 논 기반 2·3모작 작부체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전·후작물간에 생육기간이 서로 겹치지 않도록 하여야 하고, 파종이나 수확 작업 등의 노동력 또한 서로 경합되지 않도록 작물 작기 간에 여유가 있도록 설계하고, 2모작 또는 3모작에 알맞은 벼 품종을 선택하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사료작물 생산이 부족하므로 사료작물을 포함하거나, 친환경농업을 위한 지력유지 작물을 포함하는 작부체계가 필요하다. 그러나 사료작물은 일반적으로 벼 수확 후 다음 작물로 재배되는데, 벼에 비해 비료 요구량이 높아 수확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양분공급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탈리안라이그라스(Lolium multiflorum Lam.)나 귀리 등을 재배할 경우 비료나 가축분 퇴·액비가 과다하게 시용되거나 수확 이후에도 남아있는 작물 잔사로부터 공급되는 양분으로 인해 논 토양 내 질소와 유기물 함량이 증가하여 도복이나 품질저하 등 벼 생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Jeon et al., 2005).
본 연구에서는 사료작물-벼 2모작 작부체계에 적합한 조생종 벼 품종을 선발하고자 사료작물 중 재배면적이 가장 넓은 이탈리안라이그라스와 귀리를 연계한 2모작 작부체계에서 토양 특성, 조생종 벼 4품종의 생육 특성과 미질의 변화를 조사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식물재료 및 재배조건
경상남도 밀양의 국립식량과학원 남부작물부 논 시험포장 내 벼 단작과 사료작물-벼 작부체계를 적용하고 있는 논 생태계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벼 단작에서는 겨울철 동안에 휴경을 하였으며, 사료작물-벼 작부체계에서는 겨울철 동안 이탈리안라이그라스와 귀리를 재배하였다. 이탈리안라이그라스(Lolium multiflorum Lam. var. Greenfarm)는 그린팜 품종을 2019년 9월 5일에 4 kg/10a을 산파하였으며, 귀리(Avena sativa L. var. High-speed)는 하이스피드 품종을 동일한 포장에 14 kg/10a 수준으로 9월 27일에 줄뿌림 하였다. 비료는 N-P2O5-K2O를 26-22-25 kg/10a 수준으로 시용하였다. 귀리는 2019년 11월 19일경에 수확하였으며, 이탈리안라이그라스는 월동 후 이듬해 5월 초에 수확하였다. 조사료 수확이 끝난 논 포장과 휴경한 포장은 벼를 재배하기 전에 로터리 정지작업을 실시하고, 이앙 7일 전에 관개하여 담수심을 이앙직전까지 5 cm 이상이 되도록 유지하였다. 이후 조생종 벼(Oryza sativa L.) 4품종(조운, 조평, 해담쌀, 운광)은 30일 자란 유묘를 5월 10일에 주당 3본씩 30×14 cm 간격으로 손이앙하였다. 비료는 N-P2O5-K2O를 9.0-4.5-5.7 kg/10a로 시비하였으며, 기타 물 관리나 병해충 방제 등의 재배 관리는 농촌진흥청 표준재배법에 준하여 실시하였다.
기상환경 및 토양의 이화학적 특성 분석
온도, 상대습도, 강우량, 풍속, 일사량 등의 기상환경은 부산지방기상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밀양지역(N35°49′147′′ E128°74′412′′)의 기상대에서 연구기간(2019년 9월~2020년 8월) 동안 측정한 자료를 사용하였다.
토양은 이탈리안라이그라스와 귀리 수확 후 휴경 논과 더불어 각각 8반복으로 채취하였으며, 벼를 수확한 후에도 각각의 토양에서 채취하여 이화학적 특성을 분석하였다. 토양산도(pH)와 전기전도도(electrical conductivity: EC)는 토양과 증류수의 비를 1:5로 하여 60분 동안 진탕시키고, pH 미터(Five Easy Plus FP20, Mettler Toledo, Greifensee, Switzerland)와 전기전도도계(InoLab Cond Level 1, Wissenschafilich Technishe Werkstatten, Weiheim, Germany)를 사용하여 각각 측정하였다. 토양 내 유기물(organic matter: OM), 전질소(total nitrogen: T-N), 유효인산(available phosphate: Av-P2O5) 함량은 각각 Tyurin법, Kjeldahl법, Lancaster법에 의해 비색계(UV/VIS spectrometer Cary 100, Agilent, Santa Clara, USA)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토양 내 치환성 양이온(K, Ca, Mg)은 1M Ammonium acetate (pH 7.0)로 추출한 후 유도결합플라즈마(Inductively Coupled Plasma Spectrophotometry-Mass, ICP-Integra XL, GBC Scientific Equipment Pty Ltd., Victoria, Australia)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벼의 생육 특성 및 수확량 조사
벼의 생육 특성은 출수기에 간장, 수장, 수수와 엽색도를 조사하였으며, 쌀 수량은 출수 후 40일에 수확하여 수당립수, 등숙률, 백미천립중과 백미수량을 조사하였다. 쌀의 외관특성은 품위판별기(RN-500, Kett Electric laboratory Co. Ltd., Tokyo, Japan)를 사용하여 조사하였다. 백미는 완전미, 분상질립, 피해립, 쇄립으로 구분하였으며, 이들 특성은 농촌진흥청의 연구조사 분석 기준에 따라 조사하였다.
쌀의 이화학적 성분 분석
백미의 단백질 함량은 Micro Kjeldahl 질소정량법을 사용하였다. 즉, 분쇄한 백미 시료 0.5 g을 Kjeldahl 분해병에 넣고 20 mL의 진한 황산(H2SO4) 용액과 분해촉매제[3.5 g K2SO4, 3.5 mg Selenium (1000 Kjeltabs S/3.5, Foss Analytical AB, P.O., Sweden)]를 첨가한 후 400°C에서 2시간 동안 분해하고, 이후 자동분석장치(Foss Kjeltec 2300, Foss Tecator, Huddinge, Sweden)를 이용하여 정량하였다. 아밀로스 함량은 요오드 비색정량법에 따라 3반복으로 측정하였다(Juliano, 1985). 즉, 분쇄한 백미 시료 0.1 g에 95% 에탄올 1 mL와 1N NaOH 9 mL를 가하여 진탕항온수조에서 10분간 호화시킨 후 증류수로 100 mL가 되도록 채웠다. 그 중 5 mL를 취하여 1N acetic acid 1 mL와 2% I2-KI 용액 2 mL를 첨가하고 증류수로 100 mL를 맞춰서 20분간 반응시킨 후 UV/Vis 분광광도계(UV2450, Shimadzu, Kyoto, Japan)로 62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표준물질로는 Potato amylose를 사용하였으며 검량선을 작성하여 아밀로스 함량을 산출하였다. 수분 함량은 곡물수분측정기(Riceter-M, Kett Electric laboratory Co. Ltd., Tokyo, Japan)로 측정하였다.
Toyo 식미값 및 호화 점도 특성
Toyo 식미값은 백미 33.0 g을 정량하여 80°C의 물에서 10분간 취반하고 상온에서 3분간 뜸을 들인 후 밥의 표면에 생기는 윤기치를 Toyo meter (MA-90B, Toyo Engineering Crop., Tokyo, Japan)로 측정하였다. 쌀가루의 호화 점도 특성은 신속점도측정계(Rapid visco analyzer, RVA 4500, Perten Instruments, Australia)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즉, 분쇄한 백미 시료 3.0 g을 분석 전용용기에 넣고 증류수 25 mL에 분산시켜 50°C에서 1분간 유지시킨 후 50°C에서 95°C까지 4.7분 동안에 상승시키고 95°C에서 2.5분간 유지시켰다. 그 후, 다시 50°C로 3.7분 동안 냉각시키면서 점도 특성을 조사하였다. 총 실험은 약 13분간 소요되었으며 실험 후 초기 호화온도, 최고점도, 최저점도, 최종점도, 강하점도, 치반점도 등을 산출하였다.
통계분석
모든 통계분석은 SPSS 통계 패키지 18.0 (SPSS, Chicago, IL, USA)을 이용하였으며, 품종별 또는 작부체계별 차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일원 분산분석을 이용하였고, 평균치 간의 차이는 Duncan의 다중검정(p<0.05)으로 유의성을 검정하였다.
결과 및 고찰
대기 환경요인의 변화
사료작물-벼 이모작 작부체계를 적용한 논 생태계에서 사료작물과 벼의 재배기간 동안 대기 환경요인의 변화를 살펴보았다(Fig. 1). 사료작물 재배기간(2019년 9월 5일~2020년 5월 1일)의 평균기온은 10.0°C이고 최저기온은 4.3°C, 최고기온은 16.7°C이었다. 동 기간의 상대습도는 71.5%이며, 누적 강우량은 559 mm이었다. 누적 일조시간은 1,413 hr이며, 풍속은 미세한 수준의 실바람으로 풍력계급 2단계에 해당하는 평균 1.6 m/sec이었다. 벼 재배기간(2020년 5월 10일~2020년 8월 30일)의 평균기온은 23.8°C이며, 최저기온은 19.6°C, 최고기온은 29.0°C로 나타났다. 동 기간의 상대습도는 80%를 상회하였고, 강우일수는 42일로 빈번하게 잦았으며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에 집중되었고, 누적 강우량은 795 mm이었다. 누적 일조시간은 676 hr이었으며, 풍속은 평균 1.3 m/sec이었다.
벼의 생육은 이앙에서 출수까지가 약 70일, 출수에서 등숙까지 60일로 약 130일 정도 소요되고, 전체 생육기간의 적산온도는 평균 3,167°C이고 이앙에서 출수기까지 1,980°C, 출수에서 등숙까지 1,188°C로 보고되었다(Seo et al., 2019). 본 조사에서 벼 생육기간 전체의 적산온도는 2,689°C이고 이앙에서 출수기까지 1,614°C, 출수에서 등숙까지 1,073°C로 나타나 벼 생육기간 전 단계에 걸쳐 온도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었다. 등숙에 알맞은 기상 조건은 출수 후 40일 동안의 일평균기온이 20~22°C이고, 일교차는 8~10°C, 일조시간은 일평균 7시간, 누적 280시간으로 제시하고 있는데(RDA, 2008), 본 연구에서는 등숙기(7월 21일~8월 30일) 40일 동안의 평균기온은 적정 수준보다 4.8°C 정도 높았고 강우일수가 많아 누적 일조시간도 212시간으로 낮아 전반적으로 등숙에는 불리한 조건이었다. 그리고 조사지역의 풍속은 1.7 m/sec 이하로 낮아 풍속에 의한 잎 파열이나 도복 등의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2.0 m/sec 이하의 풍속은 작물 내 증산, 광합성과 양분의 흡수를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작물군락 내 과습 상태를 경감시켜 병해의 발생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O'toole et al., 1979; Park & Na, 2021). 그리고 오대벼와 일품벼에서도 1.6 m/sec 이하의 풍속에서는 풍속이 높을수록 쌀 수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Lee et al., 2011).
토양의 화학적 특성
토양의 특성은 작물의 생육 및 생산성과도 직결되며(Oh et al., 2019; 2020), 논에 재배하는 벼 수량에 있어서도 토양 화학적 특성이 중요하다(Yanai et al., 2001). 본 연구에서 겨울철에 휴경한 논토양의 산도는 pH 5.85이나 벼 앞그루로 겨울철에 사료작물을 재배한 후에는 pH 6.15로 산도가 다소 낮아졌다. 그리고, 사료작물 재배 시에는 휴경하였을 때보다 논 토양 내 T-N과 K, Ca, Na 함량은 높아졌으며, 유기물과 유효인산(Av. P2O5) 함량은 오히려 다소 감소하였다(Table 1). 이는 사료작물 재배를 위해 투입된 비료와 수확 후에 남아있는 작물 잔사로 인해 논토양 내 양분 및 염류가 집적되거나 사료작물에 의해 제거될 수 있음을 의미하며, 겨울철 사료작물 재배는 논 토양의 화학적 특성을 개선하는데 기여하고 조생종 벼의 생산성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보리 후작 벼 재배 시 보릿짚을 토양에 환원하여 논토양의 지력을 향상시켜 벼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Yang et al., 2007), 벼 앞그루로 이탈리안라이그라스를 재배함으로써 토양의 화학적 특성이 변화하여 쌀의 식미저하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부정적인 영향은 미미하여 이탈리안라이그라스-벼 이모작 재배가 농가에 장려할 만한 바람직한 작부체계로 보고된 바 있다(Oh et al., 2021). 그러나 하계에 벼를 재배한 후에는 겨울철 휴경한 경우에 비하여 이탈리안라이그라스와 귀리를 재배한 경우 모두에서 유기물과 K, Ca, Mg 함량이 감소하였다. 그리고 벼 단작 재배 시에는 유효인산이 증가하는데 반하여 이모작 재배 시 T-N이 크게 감소하였다. 이는 벼에 의한 흡수와 더불어 여름철 벼 재배 시에 물대기를 하여 토양에 양분이나 염류의 집적이 적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토양의 화학적 성질을 벼 재배를 위한 논토양의 적정기준(NAAS, 2010)과 비교하였을 때, 벼 재배 전인 겨울철 휴경하였을 때와 사료작물 재배 후 pH, 전기전도도, 유기물 및 Mg 함량이 적정 기준 범위에 있어 사료작물과 연계한 2모작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유효인산, K, Ca 함량은 모든 토양에서 적정 기준 범위를 크게 초과하였다.
Table 1.
출수기 및 수확기 특성
작부체계에 따른 출수기에 조생종 벼의 간장, 수장, 수수, 엽색도는 대체로 사료작물-벼 재배답에서 높게 나타났다(Table 2). 이는 Table 1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료작물 재배 후 논토양 내 T-N, K, Ca, Na 함량이 높아 벼의 지상부 생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지상부가 길어지고 생장이 양호하면 수확량도 많아질 수 있겠으나 강풍 등의 기상재해에 의해 도복될 우려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벼 품종별로는 사료작물 재배 후 조평이 간장과 엽색도가 높게 나타났으며, 운광은 수장과 엽색도가 높고, 해담쌀은 수수가 27.2개로 많았다. 특히 해담쌀은 단작에 비해 2모작 작부체계에서 사료작물 재배로 인하여 수장이 다소 짧아지긴 하였지만, 간장과 엽색도는 차이가 없고 수수는 오히려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 수확량 증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Table 2.
수확기에 수당립수, 등숙률, 백미천립중은 대부분 작부체계에 따라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Fig. 2A~C). 하지만, 백미수량은 해담쌀을 제외한 모든 품종에서 사료작물-벼 2모작 작부체계에서 다소 감소하였으며(Fig. 2D), 해담쌀은 사료작물 재배 유무에 관계없이 580 kg/10a 이상으로 유지되었다. 백미수량이 사료작물-벼 2모작 작부체계에서 낮은 것은 Table 1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유기물과 유효인산 함량이 사료작물 재배 후 휴경 논토양보다 다소 낮은 데서 기인한 결과로 보인다. 사료작물 재배 시 조생종 벼의 품종별 백미수량은 조평, 운광, 해담쌀에서 580 kg/10a 이상으로 높았고 조운에서는 550 kg/10a 이하로 낮았다. 특히 조운은 사료작물-벼 재배답에서 40 kg/10a 이상 감소하였는데, 수당립수와 등숙률은 높은데 반해 백미천립중이 감소한 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Table 2의 출수기 특성에 있어서 해담쌀은 사료작물의 재배 유무에 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수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Fig.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백미수량도 사료작물 재배로 인한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사료작물과 연계한 논 기반 작부체계에 최적의 품종으로 보인다. 또한 조평과 운광은 벼 앞그루로 이탈리안라이그라스와 귀리를 재배한 이후에 지상부 생장이 높아졌으며 백미수량도 다른 2품종에 비해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도복에 의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사료작물과 연계한 논 기반 2·3모작 작부체계에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쌀의 품질 관련 특성 중 외관 특성은 쌀알의 크기, 모양, 균일도, 투명도, 심복백, 색택, 신선도, 완전미율 등을 들 수 있다. 작부체계에 따른 백미의 외관상 특성을 살펴보면(Table 3), 완전미의 비율은 20.8~40.3%로 매우 낮으나 벼 단작에 비해 사료작물 재배 후에 다소 높아졌으며, 품종별로는 조평과 해담쌀에서 높게 나타났다. 완전미율이 낮은 원인으로는 조기 재배에 의한 등숙기의 고온과 낮은 일조시간 등의 기상영향이나 건조과정에서 쇄립 발생이 많아진 데에서 기인한 결과로 보인다. 따라서 조기 재배보다는 보통기 재배나 재식거리를 넓게 하여 등숙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Seong et al., 2017; Yang et al., 2019). 불완전립인 경우는 분상질립, 피해립과 쇄립(싸라기)은 대체로 벼 단작에서 다소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중만생종 벼 품종인 새일미인 경우 불완전립 발생이 재배 지역 간에는 차이가 있지만 사료작물 재배 유무에 의한 차이가 없는 것과는 상반된다(Oh et al., 2021). 강원 평야지에서 조생종 벼의 이앙 시기에 따른 완전미율은 이앙시기가 5월에서 6월로 늦어질수록 증가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어(Lee et al., 2012), 기후적인 영향 또한 크게 작용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Fig. 1에서와 같이 벼 이앙시기가 5월 초로 너무 이른데다 등숙기의 적산온도나 일조시간 등도 최적 조건보다 많이 낮은 데서 기인한 결과로 보인다.
Table 3.
백미의 단백질, 아밀로스 및 수분 함량
밥맛과 관계가 있는 주요 성분으로 백미의 단백질, 아밀로스와 수분 함량을 분석하였다(Table 4). 단백질 함량은 벼 단작에 비해 사료작물-벼 재배답에서 수확한 백미에서 증가하였다. 이는 Table 1에서와 같이 이탈리안라이그라스와 귀리를 재배한 후 논토양 내 T-N, K, Ca, Na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벼 재배 시 이들 양분이 미질 특성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사료된다. 이러한 결과는 중만생종 벼 품종인 새일미에서 벼 단작에서 보다 이탈리안라이그라스-벼 이모작 재배답에서 단백질 함량이 높았다는 결과와 유사하다(Oh et al., 2021). 아밀로스 함량은 사료작물 재배로 인하여 같거나 다소 낮았다. 일반적인 농촌진흥청 조사기준에 의하면 백미의 아밀로스 함량은 17-23% 수준인데(Lee, 2002), 본 연구에서 조운, 조평, 해담쌀은 17.8-18.9%로 유사하였으나, 운광은 16.0-16.4%로 가장 낮았다. 수분 함량은 대부분 작부체계에 따라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단백질 함량 및 쌀 품위 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등숙기의 기온, 일조시간, 적산온도 등이 알려져 있다(Kim et al., 2005; An et al., 2017). 벼 재배기간 동안의 기상조건은 Fig. 1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전반적으로 등숙에 불리한 조건이며, 단백질과 아밀로스 함량 등 백미의 이화학적 특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례로 생식생장기의 일조 부족이나 고온 등숙에 의해 쌀의 단백질 함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어(Lee et al., 2016; Kwak et al., 2018), Table 1과 Fig. 1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료작물 재배 후 토양 내 증가한 T-N을 포함한 무기염류 함량과 더불어 등숙기 기상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Table 4.
쌀의 호화특성
Toyo 식미치는 조운, 해담쌀, 운광은 사료작물 재배 후 다소 감소하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Toyo 식미치가 높은 쌀은 실제 관능검사에서도 좋다는 결과를 얻는데, 본 연구에서는 전체적으로 70% 미만으로 나타나 33종의 시판 브랜드 쌀의 식미치 69.2-81.7%에는 미치지 못하였으나 해담쌀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Kim et al., 2012). 호화온도는 사료작물 재배로 인하여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벼 품종별로는 해담쌀이 낮게 나타났다. 그리고 최고점도, 최저점도, 강하점도, 최종점도는 사료작물 재배 후 같거나 다소 감소하였다(Table 5). 호화온도는 쌀알 내 전분의 물리적 특성의 하나로서 밥을 짓을 때 쌀알에 수분이 흡수되어 전분입자간에 결합성을 상실하여 풀어지게 되는 온도를 말한다. 호화온도는 쌀 배유 전분입자의 강도에 영향을 주며 일반적으로 호화온도가 높으면 밥 짓는데 많은 양의 물과 시간이 필요하므로 소비자들이 기피하게 된다. 따라서 아밀로스 함량 선발의 지표로 호화온도가 이용된다. 또한, 최고점도와 강하점도가 높고 치반점도가 낮으면 식미가 양호하다고 보는데, 본 연구에서는 해담쌀이 단백질 함량과 호화온도는 낮으면서 Toyo 식미치값이 다소 높고, 높은 강하점도와 낮은 최종점도와 치반점도 특성을 보이고 있어 식미가 가장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조평은 사료작물 재배 후에도 최고점도는 높으면서도 벼 단작에 비해 거의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강하점도는 오히려 상승하는 특성을 보였다.
Table 5.
이상의 결과를 토대로 이탈리안라이그라스와 귀리 등 사료작물의 재배가 조생종 벼 재배에 있어서 지상부 생장과 수확기의 완전미 비율에 있어서 우호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백미수량은 해담쌀을 제외한 모든 품종에서 사료작물 재배 시 감소하였다. 따라서 사료작물과 연계한 2모작 작부체계 하에서 벼 재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사료작물 재배 시 시비기준을 확립하고, 백미수량을 높일 수 있도록 등숙기 온도나 일조시간 등을 고려한 이앙시기, 수확시기, 시비관리 등 재배방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사료작물 재배로 인해 쌀의 단백질 함량은 높아지고, Toyo 식미치값은 낮아지는 등 미질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바, 사료작물 재배 시 표준시비량을 준수하여 재배할 필요가 있으며, 사료작물 재배 후 벼 재배 시에도 시비관리 및 도복방지를 포함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해담쌀은 사료작물 재배 유무에 따라서 생장이나 백미수량의 차이가 없고 식미도 다른 3품종에 비해 좋아, 사료작물과 연계한 논 기반 작부체계에 최적의 품종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사료작물 재배 후 논 토양내 유기물 함량이 낮아질 수 있으므로 사료작물과 연계한 벼 재배 시 완전미율, 수량성과 미질 특성 등을 높이기 위해서 이앙시기를 달리하거나 시비기준을 체계적으로 확립하는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
적 요
본 연구에서는 사료작물-벼 2모작 작부체계에 적합한 벼 품종을 선발하고자, 사료작물 중 재배면적이 가장 많은 이탈리안라이그라스와 귀리를 연계한 2모작 작부체계에서 토양특성, 조생종 벼의 생육 특성과 미질의 변화를 조사하였다. 벼 앞그루로 겨울철에 휴경하였을 때보다 사료작물을 재배하였을 때 논 토양 내 pH가 다소 낮아지고 T-N, K, Ca, Na 함량이 높았으며 유기물과 유효인산(Av. P2O5) 함량은 다소 감소하였다. 이는 겨울철 사료작물 재배로 인해 논 토양의 화학적 특성이 개선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출수기에 해담쌀을 제외한 3종의 조생종 벼에서는 간장, 수장, 수수, 엽색도가 대체로 벼 단작에 비해 사료작물-벼 재배답에서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해담쌀은 간장과 엽색도가 차이가 없고, 수장이 다소 짧아졌지만 수수는 오히려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리고, 수확기에 백미수량이 2모작 작부체계에서 다른 3종은 다소 감소하지만 해담쌀은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완전미의 비율은 사료작물-벼 2모작 재배 시 다소 높았으며, 특히 조평과 해담쌀에서 높았다. 백미의 단백질 함량은 벼 단작에 비해 사료작물-벼 재배에서 높았고, 아밀로스 함량은 벼 단작과 같거나 그보다 다소 낮았다. Toyo 식미치는 사료작물-벼 작부체계에서 대체로 감소하였으며, 호화온도는 모든 품종에서 작부체계별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담쌀은 2모작 작부체계에서도 다른 품종에 비하여 호화온도가 낮으면서 Toyo 식미치값이 높아서, 식미도 가장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그 생장은 작부체계에 따라 차이가 없으나 수수는 오히려 2모작 작부체계에서 증가하여 백미수량 감소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해담쌀이 사료작물과 연계한 논 기반 작부체계에 최적의 품종으로 보인다.